유대인은 성전 또는 회당(시나고그/synagogue)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이 전통이었으나, 기독교의 시작과 함께 소아시아 곳곳에 교회가 생겼다.
이 초기 교회들은 지금의 교회와 많이 달라서, 모든 신자들이 재산을 자발적으로 교회에 바쳐 재산을 평등히 나눠 가졌다. 신약의
사도행전을 보면 악의적인 이유로(재산을 절반만 바치고 교회의 보조금을 타먹으면서 명성도 얻으려는 목적으로) 상당수 재산을 교회에 바치지 않고 슬쩍 숨겨놓았다가 하느님의 징벌을 받아 죽은 부부(하나니아스, 사피라)가 나온다. 물론 숨겨놓았다고 벌을 받은게 아니라 진짜 이유는 재산을 숨겨놓고 다 바쳤다고
하느님 앞에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2]즉, 초기의 교회는 근현대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사회주의적 공동체였다고도 볼 수 있다. 사회주의는 역사로 증명된 바 강력한 무엇이 사람을 휘어잡지 않으면 이루어 질 수 없었는데, 예를 들자면 근대 사회주의 국가들은
이념, 인본주의, 제도로 사회주의를 이루었다. 이에 비해 초기 교회의 경우
신앙을 중심으로 사회주의가 이루어졌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소규모였기 때문.
[3]사실 지금의 교회도 어느 정도 이런 배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신자들의 헌금으로 불우이웃돕기, 무료 급식 등등을 함으로써 사회 최하위층으로 자본이 분배되게 하는 것. 기독교 교세가 큰 외국 국가들에서는 말할것도 없고, 한국에서도 교회에 대한 비판과는 별개로 사실상 지금 교회가 다 사라지면 많은 사람들의 구제에 타격이 오게 된다. 실제로 봉사활동에 힘을 쏟은 몇몇 작은 교회는 적자난에 허덕일 지경. 그러나 그 돈 많다는 대형교회의 사회환원율은... 또 그 전과는 달리 국가복지의 수준도 많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하층민도 많다.
지금도 기독교 사회주의자들이 꽤 있으며,
마르크스주의와 결합되기도 하고(
해방신학) 독자적으로 가기도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주류 기독교 세력
[4]에서는 이것이
교회가 아직 소규모 공동체였을 때만 할 수 있었던 일시적인 이벤트에 불과했다고 해석하며 오히려
레위기나 테살로니카 1,2서 등에 나오는 구절등을 인용하여
사유재산을 인정하는것이 성경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교회 역사적으로도 기독교가 세력을 잡고 기틀을 다진 뒤엔 지금의 교회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한편 21세기에 들어선 오늘날까지도 가톨릭 교회의 대부분 수도회에 속한 수도자들은 사유재산을 갖지 않는 공동체 생활을 유지하는 것으로 봐서 꼭 규모의 문제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가르멜 3회를 비롯해 재속 수도회가 왕성한 상황에서 수도자들은 특별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고대 로마에는 고대 국가가 당연히 그렇지만 하층민은 살기가 팍팍했고, 로마의 국력이 저하하면서 로마 전통의 하층민 구제책인
빵과 서커스도 점점 줄어들었다. 이렇게 사회안전망에서 떨어져 나간 하층민은 먹고 살기 위해서 교회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기독교의 세력은 점점 커졌다.
초기 교회들은
로마 제국의
다신교를 부정했기 때문에 국가의 적으로 여겨져 탄압을 받았다. 그리하여 교회들은 자연스럽게 숨어들어 은밀하게 되었다.
사막으로 도망치거나 황무지에 은거하는 경우도 있었다.
로마 제국에서 공인받기 이전 시대에는 당국의 심한 박해 때문에 교회가 소멸하는 사례도 많았다. 초기 문헌에는 등장하는 교회들이 후기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으며, 실제로 초기 교회에서 그대로 조직이 전승되는 교회는 매우 드물다. 특히 로마의 대규모 지하무덤인
카타콤은 기독교인들이 숨어든 곳으로 유명하다. 원래부터 있던 '묘지'이기 때문에 사실 기독교인만 묻힌 건 아니지만, 그렇게 여겨진 탓에 중세에도 보존이 많이 되었다.
현대 교회에서는 초기 교회를 '이상화'하고 "초기 교회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자주 벌인다. 그렇지만, 결국 교회 내부의 사무라는 것도 인간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초기 교회도 어쩔 수 없이 '인간적인 문제점'은 매우 많은 조직이었다. 초기 교회 문헌에 나오는 온갖 교회 조직 내의 분란과 비행, 신앙적인 문제 행동(
방언 등)은
2000년 전이든 현재 교회에서든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참 재미있다.(…)
초기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기억이 비교적 명확한 교회라는 점에서 현대의 교회보다 낫다는 거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무조건적으로 초기 교회를 따라가는 것이 옳은 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초기 교회의 믿음과
전통을 존중하는 자세는 중요하겠지만, 시간적/공간적으로 현재의
한국 교회와 상황이 너무도 다른 만큼,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적용시키는 것이 바람직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