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마술사
해로운 직업이라 카더라시를 쓰는 사람을 일컫는다. 문예 관련 직업 중 하나이지만 오로지 시만 써서 먹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틈틈이 시를 써서 발표
[1]하거나 시집을 출간하는 것이 보통이다. 어느 정도 인지도가 쌓였다고 해도 대학교수, 소설가 등의 본업이 따로 있다.
아무래도 시라는 것이 분량이 짧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지만, 명함에 시인이라는 이름을 박으려면 출판사나 기타 단체를 통해
등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아무 글이나 행갈이 하여 쓴다 해서 시가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누군가가 생각나는 건 기분 탓이겠지 얘는 왜 빼먹냐[2]이미 등단한 시인이 형식파괴시를 쓰는 경우는 많으나 자신의 등단작을 그렇게 썼다간
망했어요 애초에 기성 작가들은 초짜와는 다르게 형식파괴시로써 의미 또는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게끔 쓸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다.
자유시와 좋은 글귀를 헷갈리는 많은 사람들이 시를 개껌으로 보는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생각하고 쓰는 것은 자유이나 그것을 세간에서 시라고 인정해 주리라고는 기대하지 말자.
예술가가 거의 그러듯이 정말로 벌어먹기에 어려운 직업이다. 시만 쓰다간 굶어 죽을 각오하라는 말까지 있다. 물론 소설이나 그림이나 다른 예술 분야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허영만 만화 "커피 한잔 할래요?" 에서도 출판사 편집장이 시를 쓰고 싶어 하는데 도저히 직업 가진 채로 못 쓰겠다고 하여 그만두려는데 선배인 시인이 미친 소리 작작하라며 말리는게 나온다.
영국에는 계관시인(桂冠詩人, Poet Laureate)이라는 직책이 있다. 여기서 계관이란 월계수로 만든 월계관을 뜻한다. 계관시인은 왕실의 경조사 때 시를 짓고 낭송하는 일을 한다. 직책 자체는 아직도 남아 있는데, 현대에는 뛰어난 시인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명예 호칭에 가깝다. 명예직이지만 종신직이며 연금은 지급한다고. 가장 최근의 계관 시인은 2009년에 임명된 캐롤 앤 더피(Carol Ann Duffy)로 최초의 여성이자 레즈비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