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초적인 파생상품의 3가지중 하나(Plain Vanilla;
선물,
스왑, 옵션). 옵션이란 기초자산을 만기시점에 행사가격에 사고 팔 수 있는 권리를 주고받는 계약이다.
[1] 살 수 있는 권리를 콜옵션 (Call), 팔 수 있는 권리를 풋옵션 (Put) 이라 한다. 만기시점에서 옵션의 가치는 다음과 같다.
콜옵션 매수: Max{0, S - K}
풋옵션 매수: Max{0, K - S}
S : 기초자산 가격, K : 행사가격, Max 함수 : 둘 중 가장 큰 것을 선택하는 함수
말로 쉽게 하자면, 행사가격과 기초자산 가격의 차이를 구해서 플러스이면 매수자가 갖고 0이면 그냥 옵션을 버린다.
참 쉽죠? 매도자들의 포지션은 앞에다 마이너스 붙이면 된다. 어려워보이는 외형과는 달리 의외로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할인쿠폰은 콜옵션의 일종인데, 50만원짜리 삼성 노트북을 30만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이 있다면, 50만원이 기초자산 가격, 30만원이 행사가격이고, 20만원이 만기시점에서 옵션의 가치이다. 만일 노트북 가격이 25만원으로 떨어진다면 쿠폰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으므로 쓰레기통에 버리게 된다. 노트북 가격이 높을 수록 당연히 쿠폰이 효과가 좋다. 대표적인 풋옵션으로는 보험이 있다. 1000만원짜리 차를 보험에 들어놨는데 본인 부담금이 50만원이면, 차가 사고나서 폐차할 경우 보험이 950만원을 보상해준다. 1000만원이 기초자산 가격, 50만원이 행사가격, 950만원이 사고가 났을때 옵션의 가치이다. 사실 옵션 자체가 비용이 드는 보험사를 끼지 말고 보험 직거래(...)를 하자는 취지의 위험회피 목적에서 탄생한 것이고, 애초에 수익을 노린 투기목적에서 등장한 것이 아니다.
물론 현대에는 훌륭한 투기목적 상품이 되었지만이처럼 경우에 따라 만기에 가치를 가지게 되므로 옵션 자체도 가격이 있다. 한국에
부동산 붐이 한창일때
아파트 분양권을 사고 팔았던 복부인들은 이미 콜옵션 거래를 능숙히 해본 셈. 분양권은 정해진 분양가에 기초자산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권리이므로 콜옵션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값이 오를 것 같으면 분양권 가격도 따라 오른다. 옵션의 가격은 5가지 요소에 따라 결정이된다. 기초자산가격, 행사가격, (만기까지 남은) 시간, 기초자산의 변동성, 그리고 이자율이다. 이중에서 이자율은 몇몇 경우를 빼고는 큰 영향이 없으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기초자산가격이 높거나 낮으면 이를 사고 파는 옵션의 가격도 따라 오르내릴수밖에 없고, 행사가격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위의 할인쿠폰의 예를 떠올리면 쉽다.
그런데 옵션 가격의 가장 큰 특징은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가격을 바꾼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변동성이 큰 역할을 못하는 선물과 결정적으로 구분된다. 옵션 가격이 변동성에 따라 변하는 이유는 옵션 가격은 항상 0 이상이기 때문이다. 항상 0 이상이 되는 이유는 옵션이 권리이기 때문에 언제든 포기할 수 있어서.
포기하면 편해 그래서 옵션 매수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어느 쪽이든 크게 움직일수록 유리하다.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움직이면 옵션 가치가 올라가고 불리한 쪽으로 움직이면 옵션을 포기하면 되니까. 자동차 사고율이 높아질수록 보험료가 오르는것과 같은 이치이다. 시간이 옵션 가격을 결정하는것도 이 변동성과 연관이 있는데, 남아 있는 시간이 길 수록 변동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보험료가 보장기간에 따라 늘어나는 것과 같은 맥락.
[2] 현재 자주 이용되는 옵션 거래 전략들은 주로 이 변동성에 관련된 것들이 많다. 변동성을 헤지하거나 베팅할때 옵션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 이처럼 금융 기법에서는 빠질 수가 없는 녀석이지만, 여느 자산들에 비해 가격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투기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부인: 아파트 분양권으로 투기도 해봤는데 주식 옵션쯤이야 국가에서 허용한 도박. 인생한방을 노리고싶다면 강원랜드까지 갈 필요가 없다. 운빨이 좋으면
로또 저리가라급으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순간의 실수가
파산으로 끝나지 않고
사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곳.
수익률 100%는 대박 축에도 못끼는 무서운 곳이다.주식,
선물의 경우
가격제한폭이 있어서 일정 비율 이상 가격이 변동할 수 없게 되어 있으나,
[3] 옵션은 가격제한폭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하루도 안되는 시간동안에 100%, 200%가 오를 수도 있고
[4], 반대로 90%이상 빠질 수도 있다(!) 옵션 가격이 널뛰기를 하는 이유는 옵션이 기초자산 가격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달리 파생상품이라 불리는게 아니다.) 할인 쿠폰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서, 50만원짜리 삼성 노트북을 45만원에 살 수 있는 쿠폰이 있다고 하자. 그 쿠폰의 값어치는 5만원은 된다. (실제론 이보다 조금 높지만 일단은 넘어가자.) 그런데 삼성이 갑자기 가격을 5만원 인하하여 45만원으로 만든다면? 쿠폰의 값어치는 0이다.
기초자산은 50만원에서 45만원으로 10% 빠졌지만, 쿠폰 가격은 5만원에서 0으로 휴지조각이 됐다. 망했어요1995년에 영국의 20대 청년
천하의 개쌍놈 닉 리슨은 옵션을 이용한 투기 거래
[5]를 시도했지만 15일만에 13억 파운드를 날려먹고 230년 역사의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켰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옵션보다는 선물 매수 포지션이 약 9억 파운드로 훨씬 많았고, 오히려 옵션을 매도한 것은 선물 매수 포지션의 손실을 옵션 대금을 수취해서 메꾸기 위한 것에 가까웠다.
그놈의 지진만 아니었어도 닉 리슨의 안습 이야기옵션은 거래소 규정에 따른다면 누구나 만들고 팔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 전자 주식을 2010년 5월 만기로 80만원에 살 수 있는 콜을 자기 나름대로의 가격에 팔 수 있는 것이다. 만기에 80만원 미만의 가격이라면 그 콜은 휴지조각이 된다. 반대로 100만원 이상으로 가격이 뛰어 버린다면 콜을 판 사람은 엄청난 손해를 보고 삼성 전자 주식을 사들인 다음 80만원에 넘겨주거나 그 차액을 정산하여 지불해야 한다.
[6] 위에서 읽다보면 대충 눈치 챘겠지만
진짜 위험한 것은 옵션 매도 포지션이다. 옵션 매수 포지션은 손실을 보더라도 지불했거나 하는 옵션 가격인 프리미엄으로 손실이 제한되지만
옵션 매도는 그런 거 없다. 옵션은 비대칭 거래이므로 옵션의 매도자와 매수자의 손실 및 수익이 일치하지 않는다.
선물이라면 나의 수익은 정확히 상대의 손실이지만 옵션의 경우 매수자의 수익은 옵션이 내가격에 들기만 하면 이론상 무제한이며 이 경우 반대로 옵션 매도자의 손실도 이론상 무제한이다. 대신 옵션이 외가격이면 옵션 매수자가 권리를 포기하기 때문에 옵션 매도자는 옵션 매수자가 지불한 프리미엄만큼의 수익을 올린다. 즉,
옵션 매수자의 손실은 제한적이고 수익은 무제한[7]인 반면 옵션 매도자는 수익은 제한적이고 손실은 무제한[8]이다. 그렇다면 이런 미친 짓을 왜 하나 싶겠지만 옵션 매도자는 대부분의 경우 증권 회사 등의 기관 투자자들로 그들은 시장 판세를 읽는 데에 더 유리하므로 그들이 예상하기에 내가격이 되기 어려운 옵션을 파는 것이고 그 옵션을 매수하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증권사 직원들은 이를 두고 낙엽 긁어 모으기라고 하며 눈먼 돈 주워 먹기로 본다고 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옵션이 내가격에 들면 이들은 한강 행. 실제로 2010년 11월 11일에 터진 주가 지수 폭락 사태로 풋 옵션을 매수했던 사람들은 무더기로 수익을 올렸으나 풋매도를 한 기관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몇몇 소규모 증권사나 투신사는 이 때 손실 한 방으로 몇십년치 손실을 보는 바람에 파산신청을 하고 폐업해야 했다.
옵션은 매수와 매도의 수익 불일치가
발생 확률로 기대값(평균)이 보정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통은 옵션 매도 포지션의 승률(만기시 매도자가 원하는 대로 될 확률)이 옵션 매수 포지션의 승률보다 훨씬 높은 것이 정상이다.
카지노에 있는 게임 중에서 제일 승률이 일반인에게 유리하다는 룰렛조차 실제 확률은 카지노 53 : 일반인 47 인 것처럼, 옵션 매도와 매수 역시 산술적으로 승률은 매도가 훨씬 높다. 어지간한 외가격 옵션은 매도 포지션 승률이 99.9% 이상이니까 증권사 입장에서는
큰 수의 법칙에 따라 개미 투자자들이
호구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 하지만 카지노와 달리 선물옵션시장은
카지노(시장)밖의 대형 변수, 즉
블랙 스완같은 사태가 터질 확률이 상존하고 있고, 이 블랙 스완이 터지면 큰 수의 법칙으로 개미들 긁어먹던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방에
역관광을 당해 눈돌아갈만한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고, 매수 포지션이었던 개미들은 몇 배~몇백 배의 수익을 거두며 쾌재를 부르는 재미있는 시장인 것이다.
여기에서 출발하여 행사 가격, 만기, 옵션의 종류 등을 조합하여 엄청나게 다양한 상품이 개발된다. 아주 단순한 예로 콜 옵션 매입과 풋 옵션 매도를 통해 선물 매입 포지션과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의 상환부 사채나 상환 청구 사채도 채권에 옵션을 결합한 상품. 현재 한국에서 거래되는 옵션은 코스피 200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코스피 200 옵션과 일반 개별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옵션, 미국 달러 옵션이 존재하며 1포인트당 50만원, 기본 예탁금으로 15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2010년 9월 1일부터 EUREX 연계 옵션이라고 해서 독일 시장에서 코스피 200 옵션을 사고팔 수 있게 했지만... 나름대로 잘 굴러가는 야간 선물 시장과는 달리 영 신통치 않다. 하루 거래량이 계약 당 10개가 안 되니... 국내에서도 증권사를 통해 원유 옵션, Eurostoxx, 니케이 지수옵션 등 다양한 해외옵션을 거래할 수 있다. 2006년부터 일부 증권사에서는 매수 전용 옵션 계좌를 설정하면 기본 예탁금 없이도 매매할 수 있게 했다.
대체 누굴 한강으로 보낼 셈인지(..) 2011년부터 옵션 매수 전용 계좌가 금지되었다. 옵션 매수는 이익이 나는 경우에는 무한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잃을 때는 프리미엄밖에 잃지 않으며, 옵션 매도는 이익이 나는 경우에는 한정된 수익
[9]을 얻을 수 있고 잃을 때는 무한대 손실이 가능하다. 따라서 옵션 매도가 위험해 보이기는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매도가 유리하다.
2010년 11월 11일에
11월 11일 옵션쇼크라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역시 옵션 장난질은 사람이 할 짓이 못된다.사실 옵션은 실물 자산의 헷지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고, 따라서 옵션을 거래할 때는 실물 자산을 끼고 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는 시각도 있다.
옵션 시장은 현물 시장과는 달리 제로섬 거래가 이뤄지기에
통정거래[10]를 통한 탈세 증여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부모 자식 간에 상속세나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개별주식 외가격 옵션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나 낮은 가격으로 사고 판 다음에 내부정보를 이용해 현물주가를 옵션 수준에 맞춰버려서 옵션 프리미엄을 올려버리는 것이 있다. 이렇게 되면 옵션 매도를 한 자(주로 창업주 등 부모)가 대규모 손실을 떠안고 옵션 매수를 한 자(2세)는 세금 회피하고 현금으로 상속/증여가 되는 것.
한국거래소(KRX)가 이런 매매를 감시하고 있긴 하지만 고의라는 것을 밝혀내는 것이 어렵기에, 혐의가 있어도 처벌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2015년부터 규제로 인해 사실상 개인 지수 선물 옵션 신규 계좌를 만들기 힘들다. 사전 교육 및 모의 거래
[11]를 이수해야 파생 상품 거래가 가능하며, 계좌 개설 후 1년 동안은 선물 거래만 가능하도록 바꿨다. 또한 기본예탁금이 5000만원이 된 상황.
콜풋 짤짤이 완전히 끝 이젠 강원랜드로 가야한다 FX마진이 남아있다이하는
옵션의 거래 전략을 참조.
옵션의 정의를 응용해서 기업이 신규 사업안을 평가할 때 '투자를 연기할 수 있는 옵션'과 'n년 뒤 철수할 수 있는 옵션'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투자안의 현재 가치를 구해 투자 의사 결정을 하는 '리얼 옵션'이라는 개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