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엘리트층이 아니라면 먹고 살기가 힘든 것은 외국도 한국과 크게 다를게 없어서 전쟁터가 위험한 걸 뻔히 알면서도
미군에 입대하는 청년들이 널려 있을 정도다. 프랑스는 아예 선발 기준 자체가 다른
그랑제콜이 서울대마냥 버티고 있고 독일은 고졸 대졸 임금 격차가 크고 남부 북부간 지역감정도 있다보니 한국이랑 다를 게 뭔지 모를 정도다. 한국의 꽉막힌 사회가 답답해서 북유럽으로 이민갔더니 유색인종 때려 잡자는 극우정당이 설친다.
사실 극우들이 유색인종 때려잡자고 설치는 정도는 의외로 일본이 독일보다 양호한 편이다. 독일에서는 네오나치에게 맞아 죽는 사람이 심심하면 나오지만, 일본 넷우익들은 인터넷 공간에서만 뻘소리를 떠들 뿐 행동력은 전무하고,
재특회조차 폭력적인 행동은 자제한다. 사실 일본에도 암살하거나 테러하는 우파들이 종종 나오지만, 좌파 단체의 폭력 행동들 때문에
좌파들이 더 위험한 족속들로 기억되고 있다.
한국에서처럼 인터넷에서만 과격하게 열을 올리지 현실에서는 아닌척 조용할거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테러, 총기난사, 가스 살포, 비행기 납치 등.. 독일이 아무리 좋아도 한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치안/범죄 면에서 안 좋다는 걸 감안해도...
이민 추세에 대한 흔한 오해가 사람들은 나가고 싶어하는데 국가가 나가지 못하게 붙잡는다는 것인데,
이민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강제할 수 없는 개인의 자유이다. 대신 이민업체가 사기치는걸 방치해서 막는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나가는 것을 더 이상 권장하지 않을 뿐 나가고 싶다는 사람을 방해해서 못 나가게 하는 경우는 없다. 이건
북한 같은 실패국가에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인터넷 또는 현실에서 한국은 툭하면 이민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들의 문제점은 이민이라는 선택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27] 이민은 절대
여행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떠나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스에서 그리스인 남편과 살고 있는 이민자 여성이 본인의 티스토리에 쓴
글을 한번 읽어보자. 해당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민 나오면 나 혼자 다 알아서 해야 한다" 는 이야기다. 경제력, 언어, 문화, 현실적인 행정절차, 차별, 특히 그로 인한 폭언 및 폭력, 실제 테러와 그 위협 등이 엄연한 현실의 위협으로 다가오는데, 이민간 나라는 아무래도 이민자 배려에 소극적이고 한국으로부터는
대사관에서 도움을 받는 정도가 고작이므로, 그 모든 걸 자기가 알아서 대처법을 찾아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내용.
언어, 문화, 직업, 인종차별 등의 여러가지 장벽이 존재하니 심사숙고해야 한다. 말도 안 통하고 사고와 문화 모든 게 다른 낯선 곳에서 적응도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노력이 필요하고 이미 터를 잡은 현지인들 및 다른 이민자들과의 경쟁도 벌여야 하는 게 현실이다. 실패하고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케이스도 많다. 자리를 잘 잡아 남 부럽지 않게 사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것도 많지는 않다.특히 통계를 조사하면 한국인의 경우에는 고학력이든 저학력이든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한 나라의 주류 민족에서 순식간에 비주류
소수민족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선진국도 인종차별이 자취를 감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선진국 중에도
스킨헤드가 설치는 곳이 있다. 만약 불황이 찾아오면 가장먼저 차별의 대상이 되는 건 피부색 다르고 모국어 다른 이민자들이다.
외로움과
향수병도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부모님과 형제 등 한국의 가족들 곁에 있어줄 수 없기에 생기는 외로움과 죄책감, 한국보다 덜 발달된 놀이 문화로 인한 지루함과 불편함, 언어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사회에 섞이거나 소속감을 느끼기 힘들면서 생기는 소외감, 소수의 한인 이민자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기에 오는 외로움 등.
그리고 한국에서 대기업 간부건, 전문직이건 뭐건 좀 힘 주다가 이민 가서는 그야말로 맨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민자들이 가서 화이트 컬러 직업? 구하는 거 무척 어렵다. 게다가 정년 퇴직자라면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대기업 간부직이 이민가서 청소하고 한국이라면 궂은 일이니 박봉이니 무시하던 일부터 하는 거 허다하다. 한 캐나다 교포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 고위간부였다가 이민와서 마트 청소하다가 한국에서 알던 사람 만나면 피해 다니곤 했다고 회고했다. 그래도 나중에는 "내가 죄 저질렀어? 누구 죽이고 도망쳐 온거야? 이민 오자면 이런 각오도 못했어?" 생각을 바꾸고 한국에서 알던 이를 보면 반갑게 인사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적응하면 그래도 청소직도 보수가 나쁘지 않아 좋긴 하지만 이런 일을 감당 못하고 되돌아가는 이민자도 많다고 서술했다.
반대의 예를 들어도, 러시아인
일리야 벨랴코프는 한국에 이민을 온 것까진 아니지만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데 10여년이 걸렸다. 호주에서 살고 있는 한 교민의 말에 따르면, 30년 넘게 호주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도 국적포기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포기할 때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까지 있다고 한다.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그 절차가 결코 쉽지만은 않은데다가 돌아오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적어도 그 나라에서 자리잡은 이민자들에게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함부로 결정하지 않는 게 좋다.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준비가 필요하다.
당장 이민가서 대박거둔 사람들 책이나 이야기를 들으면 공통적인 요소가 노력이다. "쉽게 먹고 사니 아무나 오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원래 부자였거나, 국제결혼을 한 사람이거나, 이민 사기꾼 외에는 없다. 그리고 성공한 이민자들은 '이민사업을 권장하는 한국인을 믿지 말라'라는 이야기도 공통적으로 한다. 별다른 준비없이 그냥 와서 단기간에 운좋게 사업하여 대박거뒀다는 이민자는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한 교포는 사기를 당한 뒤 그 사기꾼 죽일려고 총 숨기고 2년넘게 캐나다 전역을 오고갔다가 그 사람 죽여서 내 인생까지 조질 거 뭐 있냐며 포기하고 식당 차려서 10년넘게 미치도록 일하여 상가건물 소유주가 되었다고 한다. 이 교포도 절대로 이민을 우습게 보지마라면서 몇년을 죽어라 알아보고 이민갈 지역에 자신 있을 기술을 닦아 두라고, 그게 조금이라도 이민 생활을 편하게 할 지름길이라고 썼다.
다른 예로 이민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국에서 10년 간 살았던, 우리가 잘 아는 야구선수
박찬호의
마이너리그 시절을 상기해 보자.
햄버거와 치즈, 콜라만으로 버텨가며 숙소와 훈련장을 뛰어서 다녔다. 지금이야 메이저리그 한국인이 몇 명 있고 성적도 좋지만, 당시로선 전례없는 메이저리그 한국인인지라
동양인 인종차별은 필수 옵션이었다. 메이저리그 선수 정도 되면 의사같은 웬만한 전문직보다도 잘나가는 사람들이지만 마이너리그 선수라 그러면 그냥 청소부나 세탁소 알바 수준의 생활이다. 이 정도 근성은 있는 사람인지라 100만 달러 벌어오겠다고 큰소리 뻥뻥 치더니 정확히 10배를 벌어온 거다. 아니 위에 나온 이민자 예처럼 실제로 건물을 몇 채나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박찬호조차도 엄청난 고생을 겪은 것이다.
더불어 이런 건 이민 가이드 책자(?)에서도 자주 언급한다. 당장 이런 책자보면 무조건 이민오면 꿈과 희망이 넘치고 단기간에 돈번다고 하는 책자는 그리 없다. 그랬다가 욕 처먹기 일쑤, 아니 그런 책자가 있다면 위에 서술한대로 사기로 봐라. 상당수 책자들은 준비하라고 그만큼 각오를 하라고 서문에 쓰고 지은이인 교포들이 겪으면서 겪던 차별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쓰며 이런 일, 이민 온 당신도 얼마든지 당하니 알아둬라고 강조한다. 그나마 어디 지역에 뭐가 좋고 관광이나 생활에 뭐가 낫다 정보를 주는 수준이지, 무슨 사업이 좋고 이거에 몰빵하라 이런 말 안한다.
한때는 동남아 나라로 한국에서 몇천만원이나 1억 정도만 가지고 와도 황제처럼 산다고 하는 이민도 있었으나 어림도 없던 경우가 허다했다. 이미 외국에서 더한 재산 가지고 이민와서 각자 이민자끼리 모여 동네를 이루고 살고 있었고 사기도 많았으며 그리도 꿈에 기대하던 황제 생활은 그야말로 돈셔틀로 여기며 이거저거 돈요구하는 현지인, 경찰,공무원에 시달려서 정나미가 떨어져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한다.이러한 황제적인 이민은 가끔 아프리카나 중남미에서도 이뤄지는 경우가 있지만 이럴 경우 거저 이뤄낸 게 아니다.
만화가 조관제가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한국 어떤 자동차 딜러로 대박을 이루고 현지 정치,군직 거물들과 인맥을 이뤄 그야말로 으리으리하게 사는 한국인 이민자를 만났는데 그의 집은 한국에서
재벌이 사는 꿈의 집으로 드넓고 풀장에 심지어, 집 근처에 개인
골프장까지 있었다. 덤으로 기관총으로 중무장한 현지군인들이 24시간 보초를 서고 있었다.그와 만나 이야기하길 우간다로 혈혈단신 이민와서 허드렛일부터 하여 자동차 중고판매상을 하고 현지인들이 쓰는 언어까지 터득했다.
오랫동안 인맥을 다지며 마침내 정부요인들과
골프도 하며 친해져서 한국산 차량을 정부요인들에게 후한 값에 팔게되어 이젠 한국 기업 본사도 고위 지점장으로 대우한다고. 가끔 성공의 비결을 묻는 이들이 쉽게 성공하는 거 없느냐고 하면 웃으면서 몸으로 부딪치고 욕먹고 사기당해도 참아내라며 나도 여기서 15년동안 사기당하고 정부에게 뒷통수 당하고 자살기도할까, 한국으로 가버려? 고민하고 절망하다가도 꾹 참고 다시 일어나서 이뤄낸 거라고 씁쓸하게 말한다고 한다. 덤으로 이렇게 지내면서 현지 정부 여론을 필사적으로 알아보고 신경쓴다고 하는데 쿠데타라든지 무슨 일이 터지면 고생하여 이뤄놓은 인맥과 사업체가 순식간에 박살나기 때문이라고.
한 가지 알아둘 것은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가족들끼리 웃을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삶 자체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는 등 결국 자신의 가치에 따라 이민 성공 여부의 평가 기준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본인 스스로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는 소리. 물론 일하는 시간이 많고 지쳐 여유를 가지지 못하는 사람이 많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