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우
제2차 세계 대전 이전의
미츠비시 같은 기업들을 뜻하며
미국의 경우 반트러스트법 제정 후 해체되기 전의
제너럴 일렉트릭, 스탠더드 오일 같은 기업 집단을 뜻한다. 사실 미국의 경우는 족벌기업으로서의 측면은 약하기 때문에 재벌이라기보다는 트러스트(trust)나 콘체른(konzern)이라 칭하는 것이 적합하다.
한국에서 통용되는 재벌의 의미와 정확하게 들어맞는 케이스는 세계적으로는 드물다. 실제로 영어권 언론에서는 한국의 재벌을 chaebol로 표기하는데, 이는 '재벌'을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라 표기한 chaebŏl에서 반달표만 지운 것이다(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으로는 jaebeol이나, 영어에서는 오래 전부터 chaebol을 써 왔고 이것이 영어의 외래어로 굳어졌다). 영어 위키백과에도
chaebol로 등록돼 있다.
사실 일본에서는 한국에 한참 앞서 19세기 후반부터 재벌(자이바츠) 체제가 존재했다. 전후 남한과 같이, 일제는 서구 열강들을 가능한 한 빨리 따라잡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경제력을 재벌에 집중하여 경쟁력을 갖게 하는 방식으로 근대화를 꾀한 것이다. 그러나 2차 대전 후
GHQ에서 일본이 빈약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전쟁 수행 능력을 갖췄던 것은 재벌 체제의 중앙집권적, 정경유착적 특징으로 인한 것이었다고 판단하여 지주회사를 폐지하고 재벌을 수백 조각으로 해체해버렸다. 재벌의 순기능보다 폐해가 두드러지는 시점에서 미국이 적성국인 일본을
경제민주화해주었던 것이다(...).
더구나 해체가 진행되는 와중에 일본의 경제적 토대가 무너지기 전에 한국전쟁이 발발하였다. 일본에 전쟁 수행 능력이 요구됨에 따라, 또한 공산화에 대한 우려로 GHQ는 기업집단의 해체를 중단하였고, 재벌은 대부분 해체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이 다시 계열(케이레츠)이란 형태로 경쟁력 있는 기업집단을 이루게 되었다. 이는 2차대전 이전의 본사를 정점으로 하는 재벌의 부활이 아닌, 각사에서 이해타산을 따지고 연관된 업종끼리 합종연횡하는, 합리적 판단에 의한 대등한 그룹 형성이었다. 그야말로 천우신조로 일본이 재도약할 수 있는 경제 체제가 완성된 것이다. 흔히
라면에서 미사일까지라는 표현으로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데 사실 이 표현은 일본의 케이레츠라기 보다 모든 물건을 다 취급한다는
종합 상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conglomerate'이라는 단어가 이에 해당된다.
김치와 함께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올라가 있는 몇 안 되는
한국어가 뿌리인 단어.
한국에서, 그리고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재벌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선
대기업과 재벌의 차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
회사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재벌이 아니다. 재벌은
여러 업종의 기업 집단(간단히 말해 문어발)이 한 사람(혹은 가문)의 지휘를 받는 체제를 뜻한다.
따라서 한국의 삼성은 재벌이 맞지만 미국이나 일본엔 정확한 의미의 재벌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예를 들어
토요타는 대기업이지만
자동차 업종에 특화되어 있으며 산하기업이 많더라도 대부분이 자동차 업종에 관련된 자회사이므로 재벌이 아니다. 제너럴 일렉트릭은 다업종에 걸친 대기업이지만 일족 지배가 아니므로 재벌이 아니다. 즉 한국의 상황에 외국 기업을 대입하여 외국 대기업들을 재벌이라 칭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단, 일본에는 2차대전 후
GHQ에 의해 해체되기 전까지는 한국의 그것과 같은 재벌이 있었다.
재벌/일본 참고.
현대 일본보다는
스웨덴이 대한민국 저리 가라 하는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이다. 사실 이쪽이
재벌 모델의 원조이다. 스웨덴의 소득 분배는 고른 편이지만 자산의 분배는 격차가 큰 편이다. 이는 재벌 위주의 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가 원인이다.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사브, 아스트라제네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웨덴의 주요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발렌베리의 영향력이 크다.
[6] 러시아의 경우 1991년 구
소련 붕괴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이전까지 천연가스등의 자원으로 갑질(...)을 했었던 '올리가르히(олигархи)'
[7]가 유명하다. 푸틴 이후로는 푸틴에게 충성하는 재벌들과 그렇지 않은 재벌들로 나뉘어져서 후자의 경우 강제 해체되거나 싸그리 망명길에 올랐다.
[8] 한편 푸틴에게 충성맹세를 하고 목숨을 부지한 올리가르히들은 국영
가즈프롬과 함께 러시아의 자원외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방의 경제재제 이후 러시아 정부뿐 아니라 올리가르히들도 고생했다는 기사) 현재 푸틴 체제의 올리가르히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스포츠, 문화 사업 쪽에 자신들의 회사와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에도 한 개 이상 정도는 투자를 하고 있거나 외국 스포츠 팀의 구단을 인수하고 있다. 이것은 러시아 정부
푸틴 짜르의 제안
명령 협박 때문에 흑자던 적자던 가리지 않고 일단 시행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유는 러시아의 스포츠, 문화가 퇴보하는 것을 막고 타국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
말 안 들어 봤자 방사능 홍차 혹은 교도소행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의 구단주가 되고, 국가 대표 축구사업에 지원을 쏟아 붓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해당 기업의 스폰서가 꾸준히 붙어서 외국에서도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가 있고 유망주들의 실력도 키울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하지만..국가 주도로 행해지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협박으로 발전을 하고 있는 정경유착의 양면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인도 공화국은 매우 낮은 국민소득에 높은 경제성장률인 국가라서 한국의 6~70년대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도 1위의 재벌인
타타그룹은 1868년 잠셋지 나사르완지 타타(Jamsetji Nasarwanji Tata)에 의해 세워졌는데, 창업자의 증손자뻘인 라탄 나발 타타(Ratan Naval Tata)이 총수로 있다. 사업군 또한 엄청나게 다양해서 자동차, 소금, 생수, 커피, 화공약품, 철강 등등을 생산하고, 서비스업은 전자제품 상점, 아웃소싱, 위성TV, 통신사(타타 도코모), 보험회사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외에 고드레지(Godrej)재벌도 유명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