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야누아리우스가 된 것도 정확히는 율리우스력 도입 때부터라 할 수 있다. 이후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즉위한 뒤, 양아버지이기도 했던 카이사르를 기려 7월의 이름을 그의 이름(Julius)을 따서 바꿔버렸다. 말년에는 당시 기묘하게 시행되던 율리우스력의 윤달 적용을 명확히 하면서 달력에 자신의 이름도 넣었다. 트라키아,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를 한 8월(
섹스틸리스)의 이름을 전승기념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아우구스투스'(Augustus)로 변경한 것이다. 보다시피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끼어들어가서 숫자 이름과 달이 2개씩 밀렸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로마 달력은 3월이 첫 번째 달이었기 때문.
그렇게 전통이 될 뻔했던 달력에 이름 넣기는 다행히 다음 황제인
티베리우스가 '황제가 13명이 되면 어쩔 건데'라면서 측근의 진언을 거절하면서 일단 중지되었다. 하지만
칼리굴라는 9월을 '게르마니쿠스'
[3]로 고쳤었고,
네로도 4월을 '네로네우스', 5월을 '클라우디우스' 6월을 '게르마니쿠스'로 고쳤었다. 9대 황제 도미티아누스도 10월을 '도미티아누스', 9월을 '게르마니쿠스'로 고쳤었다. 물론 이 변경사항들은 각 황제의 사후에 원래의 이름으로 환원되었다. 더하여 9월은 안토니우스나 타키투스, 11월은 파우스티나와 로마누스로 바뀐 적도 있으며,
콤모두스는 아예 달 이름을 전부 바꿔버리기도 했다. 각 달의 명칭은 Amazonius, Invictus, Felix, Pius, Lucius, Aelius, Aurelius, Commodus, Augustus, Herculeus, Romanus, Exsuperatorius 였다.
후에 샤를마뉴 대제도 아예 모든 달 이름을 옛 게르만 식으로 싹 바꿔버리는 짓을 하기도 했는데, 그 이름은 15세기까지는 일반적으로, 그리고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18세기 말까지도 약간의 변형만 이루어진 채 사용되었다고 한다. 각 달의 명칭은 순서대로 Wintarmanoth (겨울의 달), Hornung (붉은 숫사슴의 뿔이 떨어질 때의 달), Lentzinmanoth (사순절 달), Ostarmanoth (부활절 달), Wonnemanoth (사랑을 만드는 달), Brachmanoth (밭을 가는 달), Heuvimanoth (건초 달), Aranmanoth (수확 달), Witumanoth (숲 달), Windumemanoth (포도 수확 달), Herbistmanoth (가을/수확 달), Heilagmanoth (성스러운 달). 하지만 어쨌거나 가장 빨랐던(그리고 문화적 영향력이 가장 컸던) 두 명의 지배자 이름만이 살아남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라틴어로 septem, octo, novem, decem 은 각각 7, 8, 9, 10 을 의미하는 숫자이고, 여기에 ber 을 붙히면,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 이며, 각각 9월, 10월, 11월, 12월이 되며 실제 숫자와는 2씩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인터넷에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가 각각 7월과 8월을 끼워넣어서 밀렸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두 사람은 기존의 7월과 8월의 이름을 바꾸기는 했어도, 뒤로 두칸씩 밀어 낸 것은 아니다. 카이스르 이전 세대의
로마력은 농업과 관련이 있는 10개월의 달력만 있었는데, 누마 폼필리우스 시대에 겨울에 해당하는 두달분의 역법이 보강되면서 1년 12개월 체계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때, 저 2달이
앞에 붙으면서 모두 두달씩 밀린 것이다. 카이사르는 이 두달의 겨울이 앞에 붙는지 뒤에 붙는지 혼용되어 사용된 것을 앞에 붙는 것으로 확정하며 율리우스력을 만들었다.
한편
오스만 제국에서는
탄지마트 개혁시기인 1839년부터 1926년, 터키 공화국 국회에서 정식으로 그레고리우스력 기년법을 도입할때까지 루미 역법(Rumi Takvim, 로마인의 역법)이라는 달력을 사용했는데, 기년법은
이슬람력의 헤지라를 따라가고, 내용은 율리우스력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었다. 오스만 제국답다면 오스만 제국다운 융합인 셈. 매 달의 이름은
터키어에 따라 지어졌는데, 현대 터키어의 월 이름들 중 상당수가 이 루미역법에서 비롯되었다. 각각의 달 이름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루미 역법에서는 3월을 매년의 시작으로 간주해왔다가 1917년 2월 28일(루미역법으로는 1332년 2월 15일) 다음날을 루미역법 1333년 3월 1일(그레고리우스력으로는 1917년 3월 1일)로 변경해 15일을 건너 뛰어 루미역법을 그레고리우스력과 등치시켰다. 덤으로 탄지마트 시기 어째서 오스만 제국이 그레고리우스력이 아닌 서구기준으로 구닥다리인 율리우스력을 도입하였느냐 하면, 당시 오스만 제국 내의 그리스인, 발칸인 신민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던 달력이 율리우스력이기도 하거니와, 러시아 제국같은 주변 국가들도 소위 구력이라 불리는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고 있던 시절이었다. 결국 편의성을 고려해 율리우스력을 도입하게 된 것. 그렇게 해서 루미 역법으로는 1332년 2월 15일, 그레고리우스력으로는 1917년 2월 28일까지 오스만 제국과 러시아 제국은 동일한 달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공화국 수립 이후 1926년, 히즈라 기년법을 폐지시키고, 매 해의 시작을 서력과 동일하게 1월 1일로 변경시키며, 아랍어에서 비롯된 달 이름 4개(Teşrin-i Evvel, Teşrin-i Sânî, Kanun-i Evvel, Kanun-i Sânî를 각각 순수 터키어에서 비롯된 Ekim, Kasım, Aralık, Ocak으로 변경시키고, 서력기원을 따름으로써 루미역법은 역사적으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제1월(율리우스력 3월): Mart(مارت)
제2월(4월): Nisan(نیسان)
제3월(5월): Mayıs(مایس)
제4월(6월): Haziran(حزیران)
제5월(7월): Temmuz(تموز)
제6월(8월): Ağustos(اغستوس)
제7월(9월): Eylül(ایلول)
제8월(10월): Teşrin-i Evvel(تشرین اول)
제9월(11월): Teşrin-i Sânî(تشرین ثانی)
제10월(12월): Kânûn-ı Evvel(كانون اول)
제11월(1월): Kânûn-ı Sânî(كانون ثانی)
제12월(2월): Şubat(شبا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