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달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예전부터 그랬지만
싱글 앨범 한 두장 내고 사라져버린 아이돌들이 부지기수이며 이젠 이름조차 기억 속에서 잊혀버린 이들도 수두룩하다. 오죽하면 이런 사태를 비꼬는 말로 양산형
아이돌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특히 2010년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아이돌 공급 과잉 시대는
아이돌 비판자는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피로감을 가져온 지 오래다. 2010년대에 들어서도 수많은
아이돌들이
데뷔하고 있지만 성공한 그룹은 매우 드물다.
[59] 성공해도 반짝 인기에 그치는 경우도 있으며 5년 이상 활동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수명이 짧다.
연예인이 되는 과정도 빡세지만 요구되는 조건이 너무 가혹하다. 외모, 몸매, 실력, 성격, 예능감 중 하나 이상은 뛰어나야 그나마 화제를 모을 수 있고
[60], 본업인 춤과 노래, 퍼포먼스에도 두각을 드러내야하지만
사실 그것만 해서는 성공하기가 힘들다. 가뜩이나 파이가 적은
한국 음반시장에서 서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노래만 해서는 돈을 못 번다.[61] 일단 곡을 냈다 하면 미디어와 예능에 최대한 많이 출연해서 이곳 저곳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게 주요 전략이 되어버렸고
[62], 각기 예능에서도 음반 활동 홍보차 출연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어쨌든 음반 활동,
음악 방송만으로는 수익이 충분하지 않기에 전국 각지에서 행사무대를 많이 뛰게되고
[63], 뮤지컬이나 연기, 드라마쪽으로 진출하기도 하고,
[64] 아예 돈이 되는 해외로 진출을 고려하기도 한다.
활동 구조를 보면
데뷔 or 컴백 쇼케이스/프로모션 → 활동개시→
음악 방송 1위 → 인지도 상승 → 예능, 방송 섭외 증가, 행사 섭외 증가 → 전국 행사 → 활동 종료 및 비활동기 휴식 or 개인활동(주로 고정예능출연, 드라마 등)의 패턴이 많다.
아이돌 과잉 현상의 안티테제라 할 수 있는 매체들인
슈퍼스타K,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등 가창력 또는 소위 "아티스트"적인 면을 중시하는 방송들의 약진과
쇼미더머니의 방송음원,
산이,
크러쉬,
자이언티와 같은 힙합 및 R&B가수들의 차트점령도 늘어나고있다.
여기에
동방신기,
카라 등의 그룹 내 문제,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는 표절시비 등으로
아이돌 가수 자체에서도 문제가 좀 심각한 상태다. 게다가
아이돌 시장 자체가 포화되어 서로가 서로의 컨셉을 뜯어먹는(…) 상황까지 와버렸다는 점.
음악 방송만 봐도 죄다
아이돌로 도배되다보니
아이돌에 식상함과 반감을 갖는 대중들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하락세인
음악 방송들의 시청률과 아이돌판 나가수였던 초창기
불후의 명곡 2의 시청률 저조, 여러 포털 사이트의 기사 댓글만 봐도...
이에
연예 기획사들이 내세운 전략 중 하나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곡 작업부터 해외 작곡가들과 공동 작업을 하거나
SM엔터테인먼트처럼 아예 해외 작곡가에게 통째로 곡을 가져오는 등
아이돌 음악의 트렌드 자체를 해외에 맞추고 있다. 이에 맞춰
아이돌의 실력도 90년대에 비해 평균적으로 상승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 오디션과 경연 프로그램에서의 라이브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적어도
음악 방송에서만큼은
립싱크를 하는 경우는 없으며 대부분
AR로 대체하고 있...는 줄 알았으나 라이브를 따로 녹음한 뒤 립싱크를 해서 라이브를 하는,
Live MR이라는
귀눈속임까지 등장했다. 손에 마이크를 들지 않고 이어 마이크를 사용하는 팀들은 이런 식으로 무대에 선다고 보면 된다.
이전의 다른 유행들도 마찬가지였듯이 현재의
아이돌로 편중된 가요 시장도 점차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의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슈퍼스타K2를 위시한
나는 가수다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도전에 위협을 받았음에도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이제는 눈에 띌만한 신인 그룹도 없는데다가 기존 그룹들의 이미지 소모도 한계에 달해 예전만 한 파괴력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연예 기획사의 노이즈 마케팅이나, 여러
아이돌 스타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반복되면서
아이돌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이 상당히 커졌다. 마지막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필두로 하여
케이윌,
에일리,
버스커버스커,
허각,
서인국,
로이킴 등 솔로 가수나 오디션 출신 스타들의 약진으로 음원 차트 상위권에서도
아이돌을 찾아보는 것이 오히려 어려워졌을 지경.
2008년
원더걸스의 'So Hot'을 시작으로
[65] 2009년
소녀시대의 '
Gee', 2010년
미쓰에이의 'Bad Girl Good Girl', 2011년
티아라의 '롤리폴리'까지 4년 연속으로 연간 음원차트 1위를
아이돌 걸그룹이 차지했지만, 2012년
싸이의 '
강남스타일'이 연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YG엔터테인먼트 소원성취와 함께 이 기록은 끝나게 된다. 하지만 음원 차트를 기준으로
씨스타의 '나혼자'와 'Loving U'가 각각 2012년 연간 음원차트 2, 3위를 차지했고,
2NE1의 'I Love You'와
빅뱅의 'Fantastic Baby' 등이 10위권 내에 포진했기 때문에 아직
아이돌 시장이 끝났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앨범 판매 기준으로도 2012년 한해 1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가수/아티스트 중 비(非)아이돌은
버스커 버스커 단 하나
[66]인 점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버스커 버스커가 '
벚꽃 엔딩'을 음원차트 4위에 올리고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음원차트 10위권 내에 진입시킨 것, 또 새로운 바람인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아티스트인
백아연의 음원차트 역주행
이 아니라 역관광 의 경우를 보듯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2014년 한해는 음원차트에서
아이돌 그룹 그 자체의 파워가 다소 줄어들었다. 멜론 시대별 차트의 2014년 기준으로
정기고&
소유의 썸,
박효신의 야생화,
M.C The Max의 그대가 분다,
토이,
에픽 하이,
김동률 등 아티스트와빅뱅
태양의 눈코입,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와 같은 곡들이 큰 인기를 모았다. 물론 10위권 안에
Apink의 Mr.Chu나
걸스데이의 Something 등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도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콜라보레이션 곡 또는 특정
아이돌 그룹 멤버의 솔로 곡들이 선호받았던 한 해였다.
2016년은
아이돌들(특히
걸그룹)이 다시금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 해로 기록되었다.
TWICE,
여자친구,
레드벨벳,
마마무,
BLACKPINK 등의 그룹들이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는가 하면
[67],
음악 방송에서의 뛰어난 활약, 음반 판매량의 비약적 증가 등
원더걸스와
소녀시대가 열었던
걸그룹 전성시대를 재현하고 있다.
보이그룹 역시
방탄소년단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EXO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으며,
GOT7,
세븐틴 등과 같은 그룹 역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주목받고 있다.
신화처럼 이례적인 케이스를 제외하면 1세대
아이돌의 최대 수명은 (팀내 불화 때문이든 회사의 계약 때문이든) 길어야 5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2세대 이후의
아이돌들은 자의든 타의든 계속해서 그룹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그룹활동은 주휴기에 들어가고 개인 활동으로 진로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지처럼 확고한 위상을 갖지 않은 이상 연기자 진출은 욕먹을 위험이 더 크고
[68] 예능은 예능감이 없다면
아이돌로서의 이미지만 점점 소모하는 것에 불과하며,
뮤지컬은 관심없는 일반 대중들은 그 존재조차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떤 길로 가던
아이돌의 본질은
음악인이기에,
음악을 하는 직업인으로서 꾸준한 자기계발을 통해 대중들에게 자신들이 성장하고 있음을 꾸준히 어필하고 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고민해야만 한다.
[69]그리고,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것보단
대한민국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한류열풍을 타고 해외로 진출하는게 중요해졌다.
대한민국에선 100억 이상 벌기도 어려운 반면
중국,
일본, 동남아는 갔다오기만 해도 CF(
중국)같은 경우 한번에 100억을 받는 경우도 많다. 여담이지만, 2015년
티아라(아이돌)의
지연(티아라) 같은 경우
중국에서 1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사랑하는 게임의 CF 모델이 되었다. 참고로, 이 게임은
중국의 재벌 중에서도 손꼽하는 완다 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모델에게 주는 CF 최소 홍보비만 해도 300억이 넘어간다는
흠좀무한 소식이 들려오는 회사인데, 이 게임에 상당히 투자하는 것으로 보아 받은 돈은 아마 500~600억 정도.
대한민국과는 절대적 차이다. 이제는
대한민국 성적보다 해외 성적에 집중해야 하는 경우다. 워낙 차이나 머니가 막강하다보니...
제시카 정의 선구안특히나 연차가 있는 그룹이라면.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활동 기간이 아닐 때는 존재감이 없는
티아라,
소녀시대,
원더걸스 같은 경우
중국, 동남아시아에선 절대적 넘사벽이다. 해외에서만 활동해도 수백 억이 기본인 그룹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성적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솔직히 해외에서 활동하기 싫은
아이돌 없을 거다. 인기가 없으니 못 나가는 것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이해가 안 간다면 다시 생각해보자.
소녀시대나
2NE1이나
카라나
티아라나
빅뱅이나
동방신기나 돈은 탈아이돌급으로 버는 그룹들이 과연 어디서 돈을 벌고 어디서 인기를 누릴까...?
지금까지
아이돌의 주력 수입원이였던
일본에서의 하락세도 큰데
일본에서의 대중성을 알 수 있는 레코초쿠 음원 다운로드 차트에선 70위권 정도까지 내려가야
한국 가수가 낸 노래를 한 곡 정도 볼 수 있다. 특히,
일본 한류의 열풍의 주역이였던
카라나
소녀시대의 하락세가 크다. 다만 위에서 서술하였듯이
일본 대신
중국이 주력 수입원이 되었기에 큰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잘나가던
일본 내 한류가 한일감정이 악화되면서 급속도로 식어버렸듯이
중국 내 한류도 언제든지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러나 위의 위기론들이 무색할 정도로 2016년 현재 국내 아이돌 시장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으며, 특히
걸그룹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2016년 현재 2014년 이후 데뷔한
마마무,
레드벨벳,
BLACKPINK,
여자친구,
TWICE,
I.O.I 등의 그룹들이 맹활약 중인데, 이는 아직도
아이돌 시장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보이그룹 쪽도 기존의 그룹들보다는
팬덤의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대표적으로
방탄소년단과
세븐틴의
팬덤 성장 속도는 기존의 성장속도를 뛰어 넘었다. 그로 인해
레드 오션인지 아닌지 고민하고 있었을
연예 기획사들도 이들의 활약을 보고 고무되어 신인
아이돌 육성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그만큼 꾸준히 수요가 있기 때문이고, 장기 프로젝트로 몇년동안 준비하고 있는 그룹을 차차
데뷔시키는 경우도 있고,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성과
팬덤을 구축하고 성공적으로
데뷔하는 그룹도 있다. 단, 신인이 늘어났을 뿐 그 결과를 봐야 하는고로 현실부정에 가까운 평이긴 하지만...
하지만 2017년의 상황으로 들어가보자면 걸그룹 자체는 특정그룹들을 제외하면 거의 성장세가 느리거나 멈춰있는 상황이며, 보이그룹의 경우 싱어송라이터가 가능한 이른바 실력파 아이돌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시장의 정체가 2017년 들어서 다시금 뚜렷해지고 있다. 1군에 속하는 그룹이라도 컴백 앨범이 한번 실패하면 대중의 관심을 잃기 쉬우며, 그자리를 다른 그룹들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인기를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이의 예로, 2017년 초에는 에일리, 봄에는 아이유, 여름에는 헤이즈가 차트를 지배할 정도로 아이돌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이돌 히트곡이 위너의 Really Really와 트와이스의 KNOCK KNOCK밖에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