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기본법에 따른 법정 공용어는
중국어와
영어다. 중국어에 대해 법에서는 어떤 방언을 표준으로 하는지까지는 나타나 있지 않고 中文으로 지칭하며 이는 입말이 아닌 글말인
백화문을 뜻한다. 정확히는
중화민국 백화문에 기초한 언문일치 표기체계를 쓰는
광동어와
표준중국어,
영국식 영어가 공용어 노릇을 하는 이중언어 체계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이 쓰이는 중국어 방언은
표준중국어와
광동어이다.
표준중국어는 중국 대륙과 달리 국어(國語)와 보통화(普通話)로 둘 다 지칭하는데 정부는 보통화라는 표현을 쓰지만 민간에서는 국어(國語)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이것은 오랫동안
중화민국과 교류가 많았던 까닭에 중화민국에서 정한
표준중국어인 '국어'로 지칭하던 게 굳어진 것. 정확히는 두 표현을 혼용하는 편이다.
현실에서는 중국어 방언인
광동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게 말이 방언이지 여타 중국어의
방언들과 마찬가지로
표준중국어와 상당히 다르다. 문법조차 서로 다르기 때문에 아예
외국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2003년부터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표준중국어(국어, 만다린)를 보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학교에서도
표준중국어를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정책과 달리 여전히 일반
홍콩인들 사이에서 표준중국어로 의사소통하는 경우는 잘 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인데 우선 홍콩 태생 홍콩인들에게 모국어는 표준중국어가 아니라
광동어인데 반해 아직
표준중국어 보급의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아
홍콩인들에게 어려울 수 있고,
표준중국어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외국어와 같이 학교에서만 가르치는 말이라 익숙하기 어려우며, 혹은 표준중국어로 간단하게 의사소통하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지만 대륙에 대한 심리적인 반감, 거부감 때문에 꺼리는 경우도 있다.
다만 사정이 비슷한
마카오나
싱가포르도
표준중국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은 극소수이지만
표준중국어가 그런대로 잘 통용되는 걸 보면 대륙에 대한 반감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홍콩인 중에서도 광동어 말고
표준중국어를 일상언어/모어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9만명 이상, 홍콩 전체 인구의 1.3% 이상 있다. 주로
국공내전 이후 혹은 반환 전후로
상하이나
항저우,
쓰촨 성 같이
중국 대륙의 다른 부분에서 망명/이주한 사람이거나
말레이시아 화교 중 홍콩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이다.
관련링크의 usual language(일상언어)의 putonghua(보통화) 부분 참고. 그리고 홍콩에는
광동어도
표준중국어도 아닌 다른 방언
[21]을 모어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거주하고 있고 홍콩 인구의 약 4%에 해당한다.
광동어가 아닌 다른 방언을 일상 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북부 내륙이나
상하이 등의 비광동권에서 이주한 사람들이다. 반환 이전에
일본 제국이나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피해 홍콩 이주하거나 망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최근에는 거주 목적의 홍콩 정착도 많이 일어나는 중.
표준중국어 보급정책은 홍콩 정부가 열심히 펴고 있고 교사 및 교수 등 교육직,
경찰관이나
소방관, 구급대원 등 제복 공무원, 항공사나 해운사, 철도회사 등 운수 담당직, 홍콩 내 다국적 및 향토기업들,
공항이나 항만 근무자들은 영어와 함께
표준중국어가 주요 언어다.
결론은 홍콩 사람들에게 표준중국어 자체가 같은 백화문을 쓰는 문어로는 쉽지만 구어로 써놓으면 꽤 차이가 있고,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아니라 대외 공용어일 뿐이라 간단한 소통은 가능하지만 모어는 아니라 차라리 대외적으로는 영어를 쓰는게 더 나으며(
중국 대륙이나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화교들을 상대할게 아니면) 무엇보다
홍콩인의 대륙에 대한 반감도 심해 표준중국어를 잘 안쓰는 것이다. 여기서
표준중국어를 적극적으로 쓰는
말레이시아 화교들이나
중국계 싱가포르인들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아무리 표준중국어와 광동어가 차이가 크다고 해도 한국인과 홍콩인이 표준중국어를 배우는 경우를 비교하면 둘 중 그래도 더 수월하게 익힐 수 있는 쪽은 홍콩인이다. 광동어만 할 줄 아는 홍콩인들이라도 글에서는 표준중국어의 문법과 단어를 쓰기 때문에
[22] 정 말이 안 통하면
필담을 하면 된다. 즉
광동어를 입말로는 모르는 사람도 백화문과
한자를 알면 글말로는 이해 가능하단 것.
그리고 아무리 홍콩인들이 표준중국어를 일상 대화에서 잘 안 쓴다고 해도, 20대 및 30대 젊은 층은 교육 덕에 표준중국어와 영어 둘 다 잘 하여 중국본토인과 표준중국어로 문제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취업하고 사회생활 하려면 표준중국어와 영어 둘 다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홍콩의 교육열을 보면 답이 나온다.그 외에도 젊은 세대는 먹고 살려면 외국어는 필수이므로 영어나 표준중국어 등 공용어는 물론 제1,2외국어도 하나씩은 가지려 하며 특히
일본어,
한국어,
불어 등을 많이들 공부한다.
문자는
한국,
대만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는
정체자 한자를 쓰고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글을 쓸 때는
표준중국어에 가까운 문체로 쓰므로 광동어를 몰라도 국어를 읽을 줄 알면 읽을 수 있고 둘 다 몰라도
한자를 알면 뜻은 대충 파악된다.
영어의 경우는
영국인 및
인도인,
유대인,
일본인,
독일인,
프랑스인,
포르투갈인,
아랍인,
브라질인,
멕시코인 등 외국인들이 5% 정도로 공존하는 현실적인 이유로도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
홍콩 섬의 경우 국제 업무단지인데다 외국인 밀집 지역이라 영어가 잘 통한다. 잘 통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젊은 층은 SNS를 중문 대신
영국식 영어[23]를 쓸 정도로 영어가 자주 쓰인다. 이쪽 택시는 영어가 다 잘통한다.
영국,
미국,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외국학교가 몰려있는 타이쿠 및 사이완호 등 동부 홍콩섬은 국제화된 곳으로 영어가 구멍가게에서조차 통할 정도다. 한국 교민들이 사는 코리아타운과, 홍콩에서 규모가 큰 한인교회들도 이 타이쿠-사이완호에 몰려있다. 홍콩 교민이 쓴 다음 글을 참고해 보는 것이 좋다.
홍콩에서 영어만 하고 살기. 심지어 홍콩 섬 남쪽 스탠리는
영어/
불어가 광동어보다 자주 들린다. 이것은 사이완호도 마찬가지이다.
까우룽 반도는 영어가 잘 안통하고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 비교적 적다. 이들은 모어인 광동어와 학교에서 배운 표준중국어만 할 줄 안다.
[24] 까우룽 반도의 주민들 중 과반수가
광둥 성 출신들이고, 이들이 내지인 여행객들이나 보따리상들을 상대하기 때문에 국어가 광동어보다 자주 들린다. 그리고 교육을 못 받은 노인들도 많아서 영어 통용율은 당연히 낮아진다.
[25] 중국 본토 출신들이 많아진 현재
까우룽 반도 및
신계의 홍콩 현지인들의 영어 구사력이 대한민국과 비슷해진 정도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다고 한다. 사례로 비교를 하자면
까우룽 반도 등 중국 대륙인들이 주류인 곳에선 침사추이를 빼곤 맥도날드 가서 뭐 주문하려 하면 차라리 보디랭귀지가 더 낫다고 느껴질 정도로 못알아듣는 계산원들이 많거나 계산원들 대부분이 영어만 하면 자신감과 함께 목소리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물론
구룡반도와 신계지의 경우도 외국인이 많은 사이쿵 반도, 란터우 섬, 로하스 파크
[26] 등의 일부
신계는 해당 없는 얘기고 주로
구룡반도, 특히 몽콕과 야우마테이, 신구룡 그리고 신계의 샤틴, 투엔문, 타이포, 췬완 일대가 그런 경향이 많다. 영어가 안통하는 부동산이 하도 많아 이쪽은 따로 숙박 중계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참고로 침사추이 스누피 카페의 경우 영어 못 하는 점원 수가 꽤 많다는 얘기도 있다. 반대로
홍콩 섬 지역인 센트럴이나 완차이의 스타벅스에선 영어 통용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편 영어 구사 능력은 교육수준에 따라 차이가 나기도 한다. 3대가 홍콩에서 나고 자란 홍콩토박이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을 못 받아서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 이주한 본토 호적을 가진 사람이 교육수준이 높아서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구룡반도는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이 섬쪽보다 더 많은 경향을 보이며 3대가 구룡반도 토박이라도 얄짤 없다. 반면 섬 쪽은 중국에서 온 사람들도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학교를 나와 취업해서 영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유창하게 하기도 한다.
면적이
인천광역시,
울산광역시만한 동네에서 지역마다 언어 통용 정도가 다르다는 것은 꽤 큰 문제기에 홍콩 정부도 이주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교적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나 외국인에게도 물건을 팔아야 하는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영어구사율이 높지만,
택시와 미니버스, 로컬 식당이나 로컬 미용실 등 현지 서민이 주로 찾거나 영어를 못 알아들을 확률이 높다. 때문에 과거 영국 식민지였다는 사실만 생각하고 간 사람들은 당혹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영어가 안통할 거 같은 곳에서 생각지 않게 영어가 잘통하는 반대 경우도 많다. 직접 홍콩에 살고있는 위키러의 경험에 의하면 어설픈 광동어를 하면 영어로 바로 말을 건다(...)
그리고 중국 본토 유학생이 많아지면서
중국 대륙에서 방문하는 유학생들을 위한 영어 교습소도 마련되어 있다. 지하철 및 버스에 방학동안 영어를 정복하자고 선전하는 영어학원 광고도 있을 정도이니 말 다했다. 전술했다시피 홍콩의 영어구사율은 교육수준과 비례하기 때문에 영어교육이 아주 활발하며 괜히 영어로 수업하는
가톨릭이나
성공회 사립학교들이 인기있는 게 아니다.
다행히
해외취업으로 가는 기업체는 거의
홍콩 섬에 사무실이 있다. 물론 주거지는
까우룽 반도나
신계일 수도 있기 때문에 간단한 생활용
표준중국어나
광동어는 좀 배워 두는게 좋기도 하다. 동네 구멍가게나
편의점 등을 이용하기 위한 용도 정도로 말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예 영어와 상관없는 지역이 된 것은 아니고 또 교육열이 전반적으로 강하다보니 특정 계층만 영어를 쓰는 무늬만 영어 쓰는 나라인 필리핀보다 오히려 낫다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영국인이나
미국인들이 자국 취업난 등으로 홍콩에 건너와 사는 경우도 많다.
아직까지도
영국에 속해 있었을 당시의 영어 구사에 대한 엘리트 의식이 홍콩 상류층에 자리잡고있어 부모가 자식에게 광동어를 사용하지 않고 영어로 대화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부모 세대는 자신들의 영어 실력이 형편없음에도 안되는 영어를 무리하게 가족의 소통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27] 이 기현상이 조금 오랫동안 반영되다보니 일부 상류층에서는 아예 기본 언어로 광동어보다 영어가 많이 쓰이고, 광동어를 못하는
[28] 사람도 생각보다 많다. 근래 들어선 조금씩 이러한 영어에 대한 상류층의 엘리트 의식이 줄어들고 있다지만, 그럼에도 영어 회화는 상류층의 기본 소양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영어를 못하는 한국인 상당수는 한인업체 말고는 구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게 그 반증인데, 표준중국어만 될 경우 광동어를 금방 배우긴 하지만 대신 영어가 안 되어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좁다. 홍콩 기업은 거의 영어를 쓰며 로컬기업이라도 영국 자본이나 유대 자본, 화교 자본 등이 투자한 경우나 외국인이 만든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떻게든 외국인이 섞이며 법률 문서 등이 영문으로 적혀있어 영어를 모르면 계약서 등 중요한 문서를 못 읽는다. 한인 기업들도 그래서 영어 능통자를 중국어 능통자보다 내심 더 좋아한다. 한인 기업이 이러니 홍콩 기업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홍콩의 영어는
영국식 영어가 표준이며 철자법이나 단어 등도
영국식이다. 그래서 High School 이라는 미국식 표현이 아닌 영국식의 Secondary School이
고등학교이며 lift는 Elevator라는 미국식 표현 대신 쓰이는 영국식 표현으로 뜻은 엘리베이터라서 미국식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헷갈릴 수도 있다. 그리고 Center는 Centre로, Labor는 Labour로 Harbor는 Harbour로 표기되어 미국식 철자를 주로 쓰던 한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당황하기도 한다.
[29] 사실 그 정도 철자 차이로 당황할 일은 없다. Center를 Centre로 쓴다고 다른 의미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테니. 다만, 미국식 영어로 작성한 문서를 내밀었을 때 우리 시각에서 볼 때 '대세에 지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영국식으로 철자를 고치려 하는 게 습관이 돼 있어서 미, 영의 철자 차이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대응이라고 보는 정도가 타당하다.젊은 층은
미국 유학생이 많아서
미국식 영어를 즐겨쓰는 사람도 많으며,
영국식 영어는 어딘가 노티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는
영국식 영어가 많이 통용되는 편이다.
관광객 기준에서 보자면, 외국인이 갈 만한 장소인
호텔이나 고급 상점, 레스토랑, 공항, 페리 터미널 등에선 영어 소통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외곽인
신계에서도 말이다. 그리고
경찰관,
소방관, 구급대원 등 제복 입은 공무원은 도움을 요청하면 유창한 영어로 친절하게 도움을 준다. 즉 관광객이 갈만한 장소는 거의 다 영어가 통해서 본인이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언어 문제로 버벅댈 일은 없다. 홍콩의 전 교원직이나 공무원 종사자, 철도 및 항공, 항만종사자와 회사원은 영어 및 국어 능력이 필수이며 교육을 받은 사람만이 종사가능한 업종이다.
취업 시에도 부동산 중계업자나 상담원, 상점 등 서비스업은
광동어 능력을 중시하지만 법률이나 금융, 세일즈 등은 영어를 중시하고 업무는 거의 영어로 한다. 특히 세일즈의 경우는 한국어 원어민을 뽑는 수요도 많은데 한국과 중국 간 거래에 있어 홍콩을 중재지로 고르기 때문이다. 물론 이땐 중국 쪽에서도 중국어 대신 영어를 쓴다.
홍콩에서
영어와
표준중국어를 둘 다 안다면 되도록이면 영어를 쓰는게 더 대접받는 길이다. 이전 서술과 달리 홍콩 젊은층은 생각보다 보통화 구사율이 떨어지는 편으로 이웃
광저우나
타이완 섬 신주보다도 보통화 구사율이 낮아
중국어 어학연수지로 적당한 곳은 아니다. 더구나 애초에 이는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표준중국어를 할 줄 아는 친한 외국인(
중국 대륙인,
대만인,
중국계 싱가포르인 등)과 그 언어로 대화를 하고 싶으면 그 홍콩사람이 먼저 그렇게 말을 걸 것이다. 외국인 입장에서 모르는 사람한테 먼저 표준중국어를 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영어와 중국어 외
일본어도 어느 정도 쓰이는 외국어다.
일본에서 건너온 이주민도 많고 양측의 경제교류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어도 굉장히 인기있는 편이다. 그래서 한국어 원어민이면 보통화/광동어를 한 마디도 못 하고 영어만 잘 하면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한국어/영어를 쓰는 역할이 꽤 있기 때문. 단 영어를 잘 한다는 전제에서 말이다.
스페인어와
불어 등
유럽 언어도 많이 공부하는 편이며
포르투갈어는 잘 안 한다. 이웃
마카오는 과거
포르투갈 땅으로 공용어로 지정되어 있지만 여기는 아니다. 대신 포어와 유사한 스페인어를 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배운 사람은 텍스트로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편이다. 홍콩의 스페인어 교재는 미국에서 들어온 영어 교재를 쓰는 경우가 많아
멕시코 식으로 되어 있지만 중문으로 된 교재는 유럽 서어를 기준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