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사용하는 스포츠로
크리켓과 함께 전 세계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구기 종목 중 가장 인기있는 메이저 스포츠다. '상대적으로' 피지컬의 영향이 적은 스포츠로 육상이나 수영같은 스포츠는 기초종목은 제외하더라도 농구나 미식축구 같은 종목보다 피지컬의 영향이 적다. 피지컬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스킬이나 멘탈 등도 중요한 종목.
축구/농구에 비하면 지구력도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다. 축구/농구는 필드/코트를 쉬지않고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엄청난 체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나, 야구는 투수, 포수, 유격수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체력이 중요시되는 포지션은 없다. 30분 넘게 쉬지않고 뛰어다녀야 하는 경기가 아니기 때문. 때문에 야구 경기는 거의 매일(1주일에 6일 이상)할 수 있다. KBO와 NPB에서는 190cm이 안되는 키에 몸무게가 140kg가 넘는데 체지방률도 그다지 낮아보이지 않는 선수들이 1루수라는 포지션에서 특급 타자로 매우 높은 연봉을 받고 뛰는 경우도 가끔 있다. 아예 수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지명타자라는 포지션도 있고.
그러나 타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지 야구가 피지컬이 중요하지 않는 종목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는 기술적인 제구력이 뒷받침 해주면 키가 크면 좋은 것이 되고, 키가 안 커도 구위만 좋다면 그만이지만, 타자의 경우는 애초부터 타격스타일을 기교파 타자나 컨택위주의 타자로 잡지 않는 이상은 발이 빠르거나, 아니면 좋은 피지컬을 앞세운 강한 근력,
힘 등이 필요하다. 야구가 피지컬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하는 이유는, 야구는 모두 기본적으로 방망이를 공에다 갖다 맞추는 컨택능력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스즈키 이치로처럼 컨택 능력과 빠른 발로 살아남거나,
호세 알투베처럼 작은 키의 단신에도 기가막힌 컨택 능력으로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엔
세이버메트릭스의 영향으로 다득점을 주는
홈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KBO나
MLB나 하위, 상위타선 가리지 않고
벌크업,
웨이트 트레이닝등을 통해 근력을 기본적으로 키우는 추세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게 무조건 '힘'이 농구의 '키'처럼 무조건 필요하다. 이런 공식이 아닌, 컨택능력은 기본으로 갖추되, 장타를 칠 힘이 있으면 그것이 야구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이해하면 좋다.
구기로서 특이할 점은 공격과 수비가 뚜렷하게 나누어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축구와는 달리 공격과 수비시 선수를 따로 나누지 않는 점(지명타자제도가 없을시),
농구나 축구보다는 포지션이 엄밀히 구분되고
[5], 구기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포지션간의 대립구도가 매우 뚜렷하다는 점 등이 있다.
보편적으로 구기는 공 자체를 주고 받으면서 골에 집어 넣는 쪽이 점수를 획득한다. 그러나 야구에서는 던지는 공을 방망이로 쳐내야 하며, 아무리 공을 쳐내도 주자가 홈 베이스를 밟지 못하면 점수가 나지 않는다. 즉, 다른 구기가 공을 다루는 기술에 역점을 두어 발전해 왔다면, 야구는 좀 더 다양한 규칙과 변수를 허용하는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로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야구해설자
하일성은 "(야구의 매력 중 하나로) 다른 종목은 공이 득점을 하는 경기인데, 야구는 사람이 득점을 하는 경기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런 점은 공만 있으면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종목들과 비교하면 약점으로 작용한다. 불과 20명 남짓의 인원이 즐기는 것 치고는 지나치게 넓은 전용 구장을 필요로 하며, 공뿐만 아니라 배트와 글러브를 기본으로 준비해야 하는 등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어떻게 구색을 갖춰서 시작한다 하더라도 경기 룰 자체가 복잡하고 인위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심판 등 진행을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매우 지지부진한 경기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애초에 선수에게 요구하는 기술을 따로 훈련하지 않는 이상 매우 해내기 어려운 일들이기 때문에
[6] 게임에 참여하는 인원 전체가 어느정도 숙련자가 아니면 재미없는 경기가 되기 쉽다. 동네야구에서는 스트레이트 볼넷 → 2루도루 → 3루도루→ 홈스틸 이라는 막장 플레이가 일어나기가 매우 쉬우며, 이 때문에 동네야구에서는 야구의 엄연한 룰인 도루가 금기시 될 정도다. 아마야구에서는 투수의 기량이 특히 중요한데, 동네 초등학교 중학교 운동장에서 야구하는 학생들의 경우 제구가 되지 않아서 타자를 볼넷으로 자꾸자꾸 출루시키는 친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굉장한 덕력을 자랑하는 야구팬중에서도 캐치볼 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하는 야구'보다는 '보는 야구'가 불균형하게 발전한 경우인데 높은 프로리그의 인기에 비해서 학생야구의 저변은 좋지 않은 편.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보는것만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다는 장점의 반영이기도 하다. 변수도 많고
세이버매트릭스라는 강력한 파고들거리도 있기때문.
대부분의 스포츠가 한 번에 한 점만 낼 수 있는 반면, 야구는 축구를 제외한 풋볼 계열과 함께 한꺼번에 다득점을 올릴 수 있는(최대 4점)까지 낼 수 있는 드문 스포츠다.
변수가 대단히 많고 한번의 실수가 대량실점으로 이어지는 경기 특성상 약팀이 강팀을 쳐발라버리는 의외의 전개도 많이 나온다. 실제로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든
KBO리그든 최강으로 꼽히는 팀들도 승률이 2/3(66%)을 넘어가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며 반대로 아무리 약팀이라도 승률이 1/3(33%)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보기 힘들다. KBO리그에서도 그렇게 못 했던 2013 시즌
한화 이글스의 승률이 33.1%이고, 21세기에 이보다 낮은 승률은 공개적으로 태업을 했던
백인천 시절의
롯데 자이언츠 밖에 없다.(2002년 26.5%
[7], 2003년 30%) 축구나 농구에서는 리그 최강팀이 승률 75% 이상을 보여주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야구 리그에서는 70% 이상 승률을 기록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리그의 지배자, 리그 역사상 최강팀 수준의 팀이 기껏해야 70%대 극초반의 승률을 보이는데 매우 드문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7할대 승률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77승 1무 32패 .706)와 1982년
OB 베어스(56승 24패 .700)의 두 팀만이 기록하였으며,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승 팀은 2001년의
시애틀 매리너스(116승 46패) 인데 이 경우도 승률이 .716 밖에 되지 않는다.
[8]야구를 흔히 '
투수놀음'이라고 할 만큼 경기내에서
투수의 역할이 매우 크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외계인 수준의 막강한 투수가 도저히 칠 수 없는 무시무시한 공을 던진다면 나머지 포지션이 좀 빈약해도 승리를 가져갈 확률이 높다. 단적인 예로
류현진/2010. 다만 이건 한경기 한경기의 경우고
시즌 전체로 볼때는 야수진이 투수진보다 중요하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아무리 자신의 등판경기에서 승리를 약속하는 선발투수라도 전체 경기의 약 80%는 출전할 수 없다. 단적인 예로 21세기 최고의 단일시즌 임팩트를 기록한 투수인 1999년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보자. 그해의 페드로는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으로 29경기(전 경기 선발출장) 11.7 WAR를 기록했다. 즉 페드로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평균적으로 약 0.41승을 팀에게 바친 것이다. 즉 역대급 괴물의 역대급 몬스터시즌에서도 에이스 투수는, 팀의 승리에 절반이 조금 안되게 공헌할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이영 위너들은 경기당 WAR가 0.3승이 안된다. 또한 야수들의 시즌 WAR가 투수들의 시즌 WAR보다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를, 특히 단기전을 투수놀음이라고 하는 이유는 타격이 강해도 승에 보탬이 안된다기 보다는 타격은 투구에 비해서 기복이 심한 기록이기에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9] 또한 선발투수 5일에 한번씩 등판한다는 식의 투수관리법은 어디까지나 관리법일 뿐이다. 투수는 이론상으로는 전경기, 전이닝 등판이 가능하며, 실제로 단기전에서는 많은 감독들이 투수를 혹사시킨다. 5선발체제가 아니라 4선발체제가 당연시 될 정도로 단기전의 투수혹사 현상은 심각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투수의 건강을 내다버리는 대가로 투수의 승리기여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극단적으로 드러났던 팀이
제리 로이스터감독 시절의
롯데 자이언츠. 안정적이지만 확실한 에이스는 없는 투수진과 리그 최강의 타선으로 정규시즌에는 6점 주고 7~8점을 얻는 운영을 통해 좋은 성적을 올리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강력한 투수의 역할이 큰 단기전에서는 투수력의 한계와 타선의 기복으로 단 한 번도 시리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0]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롯데 자이언츠/2010-2011. 10시즌 타율 1~3위가
전부 롯데 선수였으며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을 한 타자가 있는데도 4위를 했으며 준플레이오프 최초로 2승을 먼저 하고도 3연패를 하는
역스윕이 나온 팀.
또한 기록의 스포츠라고 불릴 정도로 온갖 기록(stat)이 많은 스포츠치기도 하다. 타자에는
타율,
홈런,
타점의 클래식 스탯 이외에도
출루율,
장타율,
OPS 등이 있고, 투수에게도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 패,
세이브,
홀드,
WHIP 등의 각종 기록이 있다. 이 기록들에 의거해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가 객관적으로 평가된다. 이 중에는 리그에서 각종 개인상을 수여하기 위해 측정하는 공식적인 기록도 있고, 공식적인 상은 없지만 선수의 실적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낸 기록지표도 있다. 이러한 주요 기록 외에도
세이버메트리션들 덕분에 갖가지 추가적인 기록지표가 나왔고 이 기록지표들이 선수들의 실적과 팀공헌도, 연봉, 시대가 다른 선수들간의 실적비교 판단을 보다 심층적으로 하게 도와준다. 자세한 것은
야구의 기록 계산법 문서 참조.
또한 축구, 농구같은 종목에 비해 타자와 투수가 경기의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스포츠라고 알려져있다가, 최근들어 세이버메트릭스의 영향으로 축구, 농구와 같이 야구장 그라운드 전체 포지션 선수들을 이용하는 전술인 '수비 쉬프트'가 발달하면서 감독의 영향력이 늘어나는 전술적인 스포츠로도 변모하고 있다.